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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은평시민신문] <주치의 일기> 학생들이 실습을 나오는 병원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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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 입력 2021.7.11


얼마 전 살림의원에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이 일주일씩 차례로 실습을 나왔습니다. 숫자를 세어 보니 8주에 걸쳐 무려 50명이나 되더라고요. 그 사이에 살림의원에 오셨던 분들이라면 하얀 가운을 입고 분주하게 의원 안을 돌아다니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위해 어르신들의 문진표 작성을 도우거나 진료실 한 켠에서 긴장하며 앉아 있는 학생들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실습 학생들이 자주 살림의원에서 보이니 어떤 분이 넌지시 물어보시더군요. 학생들에게는 얼마의 실습비(교육비)를 받냐고요. 실습비는 거의 받지 않습니다. 간호대학에서 보내주는 실습비가 약간 있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첫날 점심값과 실습교재와 재료비에 몽땅 들어가니 사실 남는 돈은 없습니다.


딱히 이번 실습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살림으로 실습 나오는 의대 학생들에게도 따로 실습비를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살림의 의사, 간호사들은 돈을 받지 않고 학생들에게 실습 강의를 해주느냐고요? 맞습니다. 살림의 의료진들은 일하는 시간을 쪼개어 학생 교육과 실습 강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학은 사실 상당히 도제식의 학문이라, 숙련된 선배들의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배울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 일이라는 것이 눈앞에 실재하는 환자분들의 몸에 뭔가 직접적인 처치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지요. 간호학도 마찬가지고요. (누군가 의학·간호학을 책으로 배웠다고 한다면 그런 의료인에게 진료·간호를 받고 싶으시진 않으시겠죠.) 우리도 많은 의료인 선배들로부터 바로 이런 방식으로 지식을 전수받아 왔기에 의료인들이라면 후배를 위한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일견 당연하고 어쩌면 이 직업의 의무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의무라고 해도, 업무 시간에 학생 교육까지 하려다 보면 피곤하고 힘들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교육에 참여하는 이유는,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한 번 더 교육하는 효과도 있고,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약간의 건강한 긴장이 생기는 효과도 있어 실제로 좀 더 좋은 진료·간호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실 의대생, 간호대생 교육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있는 분들은 바로 살림의원의 환자들입니다. ‘학생 실습’이라고 양해를 구하면 기꺼이 호흡음·장음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진료 과정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환자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살림의 의료인 교육이 가능한 것이지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미래의 의료인 교육에 참여해주고 계시는 환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좋은 의료인들이 많이 길러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사·간호사는 결국 우리가 키우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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