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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은평시민신문] <주치의 일기> 살고 싶은 지역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이 중요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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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방문의료를 시작하며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 입력 2021.1.12


나는 방문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아니다. 어떨 때는 진료실에서 일하고, 가끔 방문을 나간다. 나 이외에도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일하고 있다. 진료실에서도 진료하던 분들을 가정에서도 돌볼 수 있는 것, 반대로 방문해서 돌보던 분들이 회복된 후에 진료실까지 오실 수 있도록 하는 관계를 지향하는 것이 우리의 방문의료이다. 진료실과 가정을, 병원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바로 그 지점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방문의료가 위치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 초기에는 방문의료에 대한 수요가 조금 줄기도 했다. 의료기관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었던 메르스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그런지, 의료인들이 바이러스의 매개가 되어 집안의 환자에게 옮기지는 않을까, 가족 보호자들의 걱정이 컸던 바람에 예약된 방문도 취소되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점점 길어지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방문의료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요양병원 면회가 불가능하여 입원 중인 어머니의 몸이 점점 안 좋아지시는 것 같으니 퇴원 후 집에서 모시면서 방문의료를 받고 싶다고 하시는 분, 재활치료실이 코로나로 문을 닫아 가정에서의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호소하시는 분, 보건소로부터의 방문 진료가 중단되면서 사회적 연결망이 끊어져 곤란하다고 하시는 분 등 방문의료를 신청하시는 이유는 다양했으나, 대체로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고립이 더욱 악화되어 가는 분들이었다.



우리는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커뮤니티케어가 커뮤니티(지역사회) 안에서 나이 들고 죽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면, 우리의 커뮤니티 자체가 살고 싶은 커뮤니티가 되도록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지금부터라도 살고 싶은 커뮤니티여야 나이 들어서도, 혹은 죽을 때까지도 여기서 계속 살고 싶은 것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살림의원 방문의료에 함께 자원 활동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 분들은 전문적인 기술이 있는 의료인인 경우도 있고, 정말 일반 주민인 경우도 있다. 치과위생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같은 분들은 말할 나위도 없고, 일반 주민들도 방문의료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살기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민들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의료와 돌봄은 돈으로만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건강을 지키고 서로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망 위에 의료와 돌봄을 얹는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사업운영은 이렇게 서비스를 넘어 사회적 자본과 신뢰, 협동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는 힘을 함께 유통시킨다. 방문의료를 통해 우리의 관계가 더 끈끈해지고 우리의 역량이 더 강화되는 2021년을 기대한다.


출처 : 은평시민신문(https://www.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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